
한 줄 요약 —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시소처럼 반대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흔들림의 크기를 알려주는 숫자가 듀레이션입니다. 듀레이션이 10이면, 금리가 1%p 오를 때 채권값은 대략 10% 가까이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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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 채권 가격 급락.” 경제 뉴스에서 자주 보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처음 보면 이상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받으니 채권 투자자에게 좋은 일 아닌가요? 왜 가격은 떨어진다는 걸까요? 이 질문은 기준금리가 대출·예금 이자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이해한 다음 단계로, 채권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짚고 가야 할 개념입니다.
채권은 ‘정해진 이자를 받는 차용증’이다
채권은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만기까지 매년 액면가의 3%를 이자로 주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이 적혀 있죠. 여기서 핵심은 이자율(표면금리)이 발행할 때 고정된다는 점입니다. 한번 3%로 발행된 채권은 시장 금리가 5%가 되든 1%가 되든 계속 3%의 이자만 줍니다.
그런데 채권은 만기 전에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시장 금리가 바뀌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고정된 이자’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거나 초라해지기 때문입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왜 채권값이 떨어질까

작년에 연 3% 이자를 주는 채권을 샀다고 해봅시다. 올해 시장 금리가 올라 새로 발행되는 채권은 연 4%를 줍니다. 이제 내 채권을 팔려고 내놓으면 사려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새 채권은 4%를 주는데, 왜 3%짜리를 같은 값에 사야 하지?”
결국 내 채권은 가격을 깎아서 팔아야 합니다. 얼마나 깎아야 할까요? 사는 사람 입장에서 이자와 만기 원금을 모두 합쳤을 때 수익률이 새 채권과 같은 4%가 되는 지점까지입니다. 이것이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의 정체입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옛날의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이 귀해져 가격이 오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투자자 안내문에서 시장 금리와 고정금리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채권 투자의 기본 원리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채권 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계산한 수익률입니다. 뉴스에서 “국채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사실상 “국채 가격이 내렸다”는 말과 같습니다.
만기가 길수록 더 크게 흔들린다
같은 1%p 금리 변화라도 채권의 만기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은 크게 다릅니다. 표면금리 3%짜리 채권을 예로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만기 | 금리 1%p 상승 시 | 금리 1%p 하락 시 |
|---|---|---|
| 3년물 | 약 -2.8% | 약 +2.9% |
| 10년물 | 약 -8.1% | 약 +9.0% |
| 20년물 | 약 -13.6% | 약 +16.4% |
※ 표면금리 3%, 연 1회 이자 지급, 액면가 기준의 단순 계산 예시입니다. 실제 채권은 이자 지급 주기와 잔존 만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유는 직관적입니다. 3년짜리 채권은 ‘불리한 3% 이자’를 3년만 참으면 되지만, 20년짜리는 20년 내내 참아야 합니다. 손해 보는 기간이 길수록 가격을 더 많이 깎아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금리가 오를 때는 장기채가 가장 크게 다치고, 금리가 내릴 때는 장기채가 가장 크게 오릅니다. 장기 금리가 급등했던 국면을 다룬 미국 10년물 5% 기사에서 채권시장이 왜 그렇게 요동쳤는지도 이 구조로 설명됩니다.
표에서 하나 더 눈여겨볼 점은 하락 폭보다 상승 폭이 조금 더 크다는 것입니다. 이를 ‘볼록성(convexity)’이라고 부르는데, 같은 폭으로 금리가 움직여도 채권 보유자에게는 금리 하락 때 얻는 이익이 금리 상승 때 입는 손실보다 약간 크다는 뜻입니다.
채권 금리 위험을 재는 숫자, 듀레이션
만기만으로는 위험을 정확히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자를 많이 주는 채권은 돈을 더 일찍 돌려받는 셈이라 같은 만기라도 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하나의 숫자로 정리한 것이 듀레이션(duration)입니다.
듀레이션은 원래 “투자한 돈을 이자와 원금으로 평균 몇 년 만에 돌려받는가”를 뜻하지만, 실전에서는 훨씬 쓸모 있는 해석이 있습니다.
가격 변동률 ≈ -(수정 듀레이션) × 금리 변화폭
예) 수정 듀레이션 8.5인 채권 → 금리 1%p 상승 시 가격 약 8.5% 하락
위 예시의 10년물(표면금리 3%)의 수정 듀레이션은 약 8.5, 20년물은 약 14.9입니다. 표에서 본 실제 계산값과 거의 비슷하죠. 채권형 펀드나 채권 ETF 설명서에도 대부분 ‘듀레이션’이 적혀 있으니, 이 숫자만 보면 “금리가 1%p 움직이면 내 투자금이 대략 몇 % 흔들리는지”를 바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 역시 듀레이션이 10년인 채권은 금리 1%p 변화에 약 10% 움직인다는 예시로 같은 원리를 안내합니다.
만기까지 들고 가면 가격 변동은 상관없을까?
중요한 질문입니다.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중간에 가격이 오르내려도 약속된 이자와 원금은 그대로 받습니다. 즉 가격 하락은 ‘팔 때’ 현실이 되는 손실입니다.
이 점에서 개인투자용 국채는 일반 국채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 만기 보유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매일의 시장 가격 변동을 직접 체감하지 않습니다. 대신 중도에 돈을 찾으면(중도환매) 만기 보유 시 주어지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이므로, 결국 “만기까지 묶어 둘 수 있는 돈인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KDI 경제정보센터의 개인투자용 국채 해설에 따르면 매입 1년 후부터 중도환매를 신청할 수 있지만, 이때는 가산금리·연복리·세제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세부 조건은 회차별 발행 공고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반면 채권 ETF나 채권형 펀드는 만기가 사실상 없이 계속 굴러가는 상품이라, 금리가 오르면 평가금액이 바로 줄어듭니다. 같은 ‘채권 투자’라도 상품 구조에 따라 금리 위험을 느끼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장기채를 사라는 말은 왜 나오나요?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일수록 금리 하락 시 가격 상승 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상과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손실도 그만큼 커집니다. 한·미 금리 흐름을 다룬 미국 금리 기사처럼 금리 방향은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Q. 회사채도 똑같이 움직이나요?
기본 원리는 같지만, 회사채는 발행 기업의 신용 위험이 추가로 반영됩니다.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하는 흐름을 다룬 AI 부채 기사도 이런 회사채 시장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Q. 듀레이션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채권형 펀드·ETF의 투자설명서나 운용사 상품 페이지에 대부분 표시됩니다. 개별 채권은 증권사 채권 매매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 ‘얼마 주나’보다 ‘얼마나 흔들리나’
채권을 고를 때 대부분 이자율부터 봅니다. 하지만 만기 전에 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듀레이션이 곧 내가 감수하는 금리 위험의 크기입니다. 이자율과 듀레이션을 함께 보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금리 올랐는데 왜 내 채권이 손실이지?”라는 당황스러운 순간을 미리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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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금융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계산 예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