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업 AI 도입률이 1년 만에 48%에서 58%로 10%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AI를 실제 경영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준비가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업은 훨씬 적었다.
AWS가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에 의뢰해 국내 기업 리더 1,000명과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AI 전략과 성과 측정 체계는 아직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AI 쓰는 기업은 10곳 중 6곳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58%**다.
조사에서 현재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국내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58%로 상승했다. AWS는 지난 1년 동안 약 62만4,000개 기업이 AI를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
AI 도입 기업의 체감 효과도 나타났다.
AI를 활용하는 기업 가운데 81%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주당 평균 14시간의 업무시간을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84%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AI 활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AI를 사용하는 것과 AI를 기업의 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AI 도입은 늘었는데, 공식 전략을 가진 기업은 27%
조사 결과 국내 기업 가운데 **공식적인 AI 전략을 갖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27%**에 불과했다.
AI 도입 자체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전사적인 사업 전략으로 연결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는 의미다.
AI 투자 성과를 측정하는 체계도 충분하지 않았다.
조사에서는 일관된 성과 측정 체계를 갖춘 기업이 24%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AI 투자수익률(ROI)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방법이 없다고 답한 기업도 상당수였다. 연합뉴스
이 숫자는 기업의 AI 도입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를 사용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AI로 무엇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앞으로 기업의 AI 경쟁력은 이 질문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생성형 AI 다음은 ‘에이전틱 AI’
기업 AI의 변화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문서 작성, 번역, 검색, 요약처럼 사람이 요청하면 AI가 결과를 만들어주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이제는 AI가 **업무의 일부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에이전틱 AI에 대한 인지도는 37%였으며, 이 가운데 전면 도입한 기업은 8%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 도입에 성공한 기업에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운영 효율성 향상 등의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데일리
이 차이는 기업 AI의 다음 경쟁이 단순히 **”어떤 AI 모델을 쓰느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AI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 안에 어떻게 넣느냐이다.
한국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분야, 피지컬 AI
이번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AI가 소프트웨어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 제조설비, 물류 시스템 등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조사에서 국내 조직의 6%는 피지컬 AI를 전면 배포했고, 22%는 실증·파일럿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또 39%는 향후 도입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꼽은 주요 활용 분야는
- 자율 로봇
- 예지정비
- 인간·기계 협업
- 창고·물류 자동화
등이었다.
한국은 반도체와 제조업, 로봇 산업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 피지컬 AI와 연결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연합뉴스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빠른 이유
흥미로운 부분은 기업 규모별 차이다.
조사에서는 고도화된 AI 활용 단계에 도달한 기업의 비중이 **스타트업 35%, 중소기업 25%, 대기업 9%**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대기업이 AI 기술력이 부족해서라고 단순하게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존 시스템과 조직 규모가 클수록 새로운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보안, 데이터, 규제, 조직 변화 등 여러 절차를 함께 해결해야 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스타트업은 기존 시스템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새로운 AI 도구를 업무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결국 AI 시대에는 기업 규모 자체보다 AI를 얼마나 빠르게 업무에 연결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췄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이 AI 도입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AI 기술 자체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조사에서 기업들이 꼽은 주요 장벽은
AI·디지털 역량 부족 46%
기술·데이터 관련 장벽 38%
내부 인력 부족 33%
등이었다. 이데일리
이는 1편에서 살펴본 기업 AI 도입 체크리스트와도 연결된다.
AI 모델을 구입하는 것만으로 AI 전환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 인력 → 업무 프로세스 → 보안 → 성과 측정
이 함께 준비돼야 하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는 전력도 경쟁력이다
AI가 기업의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조사에서 기업의 74%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AI 투자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63%는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중요하게 봤다. 이데일리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GPU와 서버뿐 아니라
전력 → 데이터센터 → 냉각 → 네트워크 → 반도체
가 모두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AI 산업을 볼 때는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만 볼 것이 아니라 AI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인프라 기업과 산업까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뉴스1608의 AI·경제·산업 분석에서 계속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이다.
결국 기업 AI 경쟁력은 ‘도입률’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어쩌면 58%가 아닐 수도 있다.
AI를 사용하는 기업이 58%까지 늘었다는 것은 이제 AI가 일부 IT기업만의 기술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공식 AI 전략을 가진 기업은 27%에 그쳤고, AI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는 기업도 제한적이었다. 연합뉴스
따라서 앞으로 기업 간 차이를 만드는 것은
AI를 도입했는가 → 어떤 업무에 적용했는가 → 실제 성과가 발생했는가 →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
의 순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AI 도입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AI를 얼마나 잘 운영하고 확장하느냐가 경쟁력인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인 셈이다.
이번 기사 핵심 정리
① 국내 기업 AI 도입률은 48%에서 58%로 상승했다.
② AI 활용 기업의 81%가 생산성 향상을 체감했고, 주당 평균 14시간의 업무시간 절감 효과가 조사됐다. 연합뉴스
③ 하지만 공식적인 AI 전략을 갖춘 기업은 27%에 그쳤다.
④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생성형 AI 다음 단계의 주요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⑤ 앞으로는 AI 도입 여부보다 AI 투자 대비 성과를 측정하고 확장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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