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배터리 진단은 중고 전기차를 사거나 팔 때 꼭 거쳐야 할 단계가 됐습니다. 외관이 깨끗하고 주행거리가 짧아도 배터리 상태에 따라 실제 주행가능거리와 차값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가장 비싼 부품이기도 합니다.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유럽에서 널리 쓰이는 AVILOO(아빌루), 충전 데이터로 진단하는 국내 기업 hei의 비포(Biifore) 앱, 제조사 서비스센터, 그리고 개인이 쓰는 OBD 스캐너·앱입니다. 이 글에서는 네 가지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방법의 방식·비용·이용 경로를 비교하고, 진단서에 찍힌 배터리 SOH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 2026년 10월 24일 기준 각 업체 공식 안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비용과 지원 차종은 바뀔 수 있습니다.
목차
- 전기차 배터리 진단, 왜 필요할까
- SOH란? 숫자 하나로 다 알 수 없는 이유
- ① AVILOO(아빌루): 3분 OBD 진단과 독립 리포트
- ② hei 비포 앱: 충전하면서 진단
- ③ 제조사 서비스센터: 오류·보증까지 확인
- ④ OBD 스캐너·앱: 저렴하지만 보조 수단
-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방식별 비용·특징 비교표
- SOH 90%면 괜찮을까? 함께 볼 5가지
- 중고 전기차 계약 전 체크리스트
- 이미 전기차를 탄다면 언제 진단받을까
- 상황별 추천: 어떤 진단을 고를까
- 필자의 판단: SOH는 ‘감정평가서’처럼 읽어야 한다
- 자주 묻는 질문(FAQ)
전기차 배터리 진단, 왜 필요할까
전기차 배터리는 스마트폰 배터리처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성능이 떨어집니다. 다만 생각보다 천천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엔카 매거진에 따르면 테슬라는 32만km를 달린 차량의 배터리 잔존 수명이 평균 88%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제는 평균이 아니라 내가 사려는 그 한 대입니다. 급속 충전을 매일 하거나, 배터리 하부에 충격을 받았거나, 침수 이력이 있는 차는 같은 연식·주행거리라도 상태가 다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알 수 없으니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 배터리 진단입니다.
SOH란? 숫자 하나로 다 알 수 없는 이유
SOH(State of Health)는 배터리 건강상태를 뜻합니다. 신품 배터리가 담을 수 있던 에너지를 100%로 놓고, 지금은 몇 %를 담을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SOH 95%면 신품 대비 약 95%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SOH 95%가 신차 주행거리의 95%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주행거리는 기온, 고속도로 비율, 히터·에어컨 사용, 타이어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또 측정 주체에 따라 숫자의 의미가 다릅니다. AVILOO는 제조사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보여주는 SOH가 제조사별 알고리즘에 기반하기 때문에 실제 상태보다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90%라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쟀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① AVILOO(아빌루): 3분 OBD 진단과 독립 리포트
AVILOO는 오스트리아의 전기차 배터리 진단 전문 기업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인증중고차, 독일 자동차클럽 ADAC, 인증기관 TÜV SÜD 등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SOH.EV가 공식 파트너입니다.
국내에 도입된 FLASH Test는 차량 OBD 포트에 전용 장비(AVILOO Box)를 연결해 약 3분 만에 진단하고, 결과를 PDF 리포트로 이메일 발송하는 방식입니다. SOH.EV는 제조사 BMS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 제3자 측정이라는 점과, 95% 신뢰구간에서 ±3% 정확도를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리포트에는 SOH뿐 아니라 셀 전압 히트맵과 동급 차량 대비 비교도 담깁니다.
개인이 이용하려면? 2026년 10월 현재 SOH.EV는 개인 고객 직접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직접 방문 진단은 하지 않습니다. 개인 고객은 더안심·차징 같은 제휴 서비스나 부싼카 PID 센터로 안내받는 구조입니다. 비용은 공개 요금표 없이 상담으로 안내하므로, 예약 전 제휴처에 차종과 비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장점: 제3자 독립 측정, 셀 단위 리포트, 거래 시 증빙 자료로 활용
- 단점: 개인 이용 경로가 제휴처 중심, 요금 비공개, 연식·배터리 사양별 지원 여부 확인 필요
② hei 비포 앱: 충전하면서 진단
hei는 부산에 본사를 둔 국내 배터리 진단 기업입니다. 충전할 때 흐르는 전류·전압 데이터를 모아 자체 특허 기술(일반화된 변동-소산 정리, FDT)로 배터리의 전기화학적 특성 변화를 분석합니다. 별도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진단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개인 운전자는 비포(Biifore) 앱을 설치한 뒤 제휴 충전소에서 충전하면 앱에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충전 세션 1분 안에 500개 이상의 데이터를 도출한다고 밝히고 있고, 채비·휴맥스EV·LS이링크 등 충전 사업자와 제휴하고 있습니다. 또 앱의 고위험 오진단으로 불필요한 정밀점검과 대차 비용이 생기면 최대 200만원까지 보상하는 제도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 장점: 장비 연결 없이 평소 충전만으로 확인, 반복 측정으로 변화 추적에 유리
- 단점: 제휴 충전소에서 충전해야 함, 개인 요금 체계는 앱·업체에 확인 필요, 거래용 공식 증빙으로 인정되는지는 상대방과 합의 필요
③ 제조사 서비스센터: 오류·보증까지 확인
현대차·기아 등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는 SOH 숫자뿐 아니라 고전압 시스템 오류 코드, 충전 관련 이상, 냉각 계통까지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보증 기간이 남은 차라면 보증 조건과 과거 수리 이력을 확인하는 데도 가장 확실한 경로입니다.
비용은 엔카 매거진 안내 기준 약 5만~10만원 수준입니다. 다만 센터마다 정밀 진단 제공 여부와 항목이 다르므로, 예약할 때 “고전압 배터리 정밀 진단(SOH·셀 밸런스·절연저항)을 받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장점: 차량 시스템 전체 점검, 보증·리콜·수리 이력 확인
- 단점: 센터별 항목 편차, 예약 대기, 결과가 제조사 BMS 기준
④ OBD 스캐너·앱: 저렴하지만 보조 수단
OBD 스캐너를 차량에 꽂고 스마트폰 앱으로 데이터를 읽는 방식입니다. 차종에 따라 SOH, 셀 전압, 오류 코드 등을 볼 수 있어 평소 상태를 자주 확인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앱이 보여주는 SOH는 대부분 차량 BMS가 내보내는 값을 그대로 읽은 것입니다. 차량이 공개하지 않는 데이터를 앱이 정확히 계산해 주지는 못하고, 차종·장비별 호환성도 제각각입니다. 수천만원짜리 중고차 계약을 이 값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또 고전압 부품을 직접 다루는 작업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방식별 비용·특징 비교표
| 구분 | 방식 | 비용(2026.10 기준) | 개인 이용 | 추천 상황 |
|---|---|---|---|---|
| AVILOO | OBD 장비 연결, 약 3분 | 비공개(상담 안내) | 제휴처·PID 센터 경유 | 거래용 독립 증빙 |
| hei 비포 | 제휴 충전소 충전 데이터 분석 | 앱·업체 확인 | 앱 설치 후 이용 | 평소 상태 추적 |
| 제조사 센터 | 제조사 진단 장비 | 약 5만~10만원 사례 | 예약 후 방문 | 구매 전 종합 점검·보증 확인 |
| OBD·앱 | 스캐너+앱으로 BMS 값 확인 | 장비 구입비+앱 비용 | 직접 | 보조 점검 |
비용만 보지 말고 ① 결과 항목(SOH만인지, 셀 전압·오류 코드까지인지) ② 리포트 발급 여부 ③ 지원 차종 ④ 이상 발견 시 후속 점검 연결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SOH 90%면 괜찮을까? 함께 볼 5가지
두 대의 중고차가 모두 SOH 90%라도 한 대는 셀 전압이 고르고, 다른 한 대는 일부 셀만 전압이 낮을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수십~수백 개의 셀을 묶은 구조라서, 약한 셀 몇 개가 전체 성능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측정 방식: 제조사 BMS 값인지, 독립 장비 측정인지, 충전 데이터 추정인지 구분합니다. 방식이 다른 숫자끼리 단순 비교는 금물입니다.
- 셀 전압 편차: 특정 셀만 크게 낮다면 추가 점검이 필요합니다. 다만 편차는 충전량·온도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단일 수치로 고장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 충전 이상 기록: 충전이 자주 끊기거나 오류가 반복되는지 확인합니다. 충전이 느린 것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 배터리 보증: 보증 기간·주행거리 조건, 성능 저하 기준(많은 제조사가 SOH 70% 안팎을 기준으로 삼음), 승계 여부를 확인합니다. 차종별 보증표는 2편 배터리 교체 비용·보증에 정리했습니다.
- 사고·침수 이력: 하부 충격과 침수는 외관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보험 이력과 정비 기록을 반드시 조회합니다.
중고 전기차 계약 전 체크리스트

- 진단 리포트 원본 요청: SOH 값과 함께 측정일·측정 방식이 적힌 원본을 받습니다. 몇 달 전 결과라면 다시 측정을 요청합니다.
- 차량 이력 조회: 사고·침수·배터리 수리 및 교체 이력을 확인합니다.
- 보증 확인: 최초 등록일, 주행거리, 배터리 보증 잔여 조건과 승계 가능 여부를 봅니다.
- 충전 점검: 급속·완속 충전이 정상적으로 되는지 직접 확인합니다.
- 실주행 조건 고려: 계기판 주행가능거리만 보지 말고 전비와 계절 조건을 함께 봅니다.
- 전문 진단: 상태가 불분명하거나 이력이 의심되면 계약 전에 진단을 받고, 결과를 계약 조건에 반영합니다. 전체 10가지 항목은 3편 중고 전기차 구매 체크리스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참고로 2026년 6월부터 개정된 자동차등록규칙에 따라 전기차 판매 시 배터리 제조사·생산국·제조연월 등 10가지 배터리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다만 이는 배터리의 “출신 정보”이지 현재 건강상태(SOH)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므로, 중고차라면 진단은 여전히 따로 받아야 합니다.
이미 전기차를 탄다면 언제 진단받을까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고가의 정밀 진단을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조사 점검 주기를 따르고, 비포 같은 앱으로 가끔 상태를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음 경우에는 진단을 고려할 만합니다.
- 차를 팔기 전, 배터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을 때
- 주행가능거리나 충전 성능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을 때
- 배터리 경고 메시지나 충전 오류가 반복될 때
- 하부 충격이나 침수 가능성이 있을 때
고전압 경고가 뜨거나 충전 중 이상 발열·연기가 보이면 진단 이전에 즉시 운행과 충전을 멈추고 제조사 긴급출동이나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상황별 추천: 어떤 진단을 고를까
- 중고 전기차를 산다면: 제조사 센터 점검을 기본으로, 판매자 측정값을 검증하고 싶다면 AVILOO 같은 독립 진단 리포트를 추가합니다.
- 내 차를 판다면: 독립 진단 리포트가 가격 협상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진단 비용이 기대 상승분보다 큰지 따져봅니다.
- 평소 상태가 궁금하다면: 비포 앱이나 OBD 앱으로 꾸준히 기록하는 방식이 경제적입니다.
- 이상 징후가 있다면: 앱 수치 확인에서 멈추지 말고 제조사 센터에서 원인 진단부터 받습니다.
필자의 판단: SOH는 ‘감정평가서’처럼 읽어야 한다
금융권에서 담보를 평가할 때는 감정가 숫자만 보지 않습니다. 누가 평가했는지, 언제 평가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를 먼저 봅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1년 전 감정가와 지금 감정가는 다르고, 매도인이 의뢰한 감정과 은행이 의뢰한 감정은 신뢰도가 다릅니다.
전기차 배터리 진단서도 똑같습니다. 판매자가 “SOH 100%”를 내세운다면 그 숫자가 제조사 BMS 값인지, 독립 장비로 잰 값인지, 몇 달 전 값인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특히 중고 전기차는 배터리 상태가 차값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므로, 수천만원 거래에서 5만~10만원 안팎의 진단비는 보험료에 가깝다고 봅니다. 필자라면 판매자가 제시한 진단서 + 내가 고른 곳에서 받은 진단 1회, 이 두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계약하겠습니다. 숫자가 서로 크게 다르다면 그 차이 자체가 협상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전기차 배터리 SOH는 몇 %부터 주의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95% 이상이면 신차급, 80% 미만이면 주의가 필요한 구간으로 봅니다. 많은 제조사가 보증 기간 내 SOH 70% 안팎을 교체 기준으로 삼으므로, 보증 조건과 함께 판단하세요.
AVILOO 진단은 개인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2026년 10월 기준 SOH.EV는 개인 직접 서비스를 준비 중이어서, 제휴 서비스나 부싼카 PID 센터를 통해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비포 앱은 아무 충전소에서나 되나요?
hei와 제휴한 충전소에서
📘 News1608 전기차 시리즈
- 1편 전기차 배터리 진단 어디가 좋을까 (AVILOO·hei 비포·제조사 비교) ← 지금 보는 글
- 2편 전기차 배터리 교체 비용과 무상수리 조건
- 3편 중고 전기차 구매 체크리스트 10가지
- 4편 전기차 충전비 계산과 휘발유차 비교
다음 편: 전기차 배터리 교체 비용 얼마일까|무상수리 조건·보증기간 →
충전해야 진단 데이터가 수집됩니다. 이용 전 앱에서 제휴 충전소를 확인하세요.OBD 앱 SOH만 믿고 중고차를 사도 될까요?
권하지 않습니다. 앱은 차량 BMS 값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독립적인 검증이 되지 않습니다. 보조 자료로 활용하고, 계약 전에는 전문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참고 자료: SOH.EV(AVILOO 한국 공식 파트너), hei 비포 앱, AVILOO, 엔카 매거진, 매일신문
※ 본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진단 업체의 성능을 보증하거나 특정 차량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