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현재, 대한민국 금융권의 인공지능(AI) 기술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수익 창출과 업무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딜로이트의 금융 AI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은행 임직원 중 AI를 주 1회 이상 활용하는 비중은 2025년 30%에서 2026년 63%로 단 1년 만에 2배 이상 급격히 뛰어올랐습니다.
국내 금융 AI 시장 규모 역시 2026년을 기점으로 3조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중은행들은 생존과 직결된 ‘AI 패권’을 쥐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 다음 경쟁 무대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최근 글로벌 금융권과 국내 은행들의 가장 큰 변화는 생성형 AI의 역할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의 질문에 단순히 데이터를 검색하고 답변을 내놓는 챗봇형 AI를 지나,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순차적으로 직접 수행하는 AI 에이전트(Agentic AI)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쉬운 비교는 이렇습니다. 기존 챗봇형 AI가 “이 고객의 최근 거래 내역을 알려줘”라는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라면, 에이전틱 AI는 “이 고객의 여신 심사를 진행해줘”라는 지시를 받으면 필요한 데이터 조회, 리스크 평가, 서류 확인, 초안 작성까지 여러 단계를 스스로 순차적으로 수행합니다.
업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에이전틱 AI를 활용 중이라는 응답은 24%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전체의 81%가 이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나아가 인간의 지적 업무를 수행하는 범용인공지능(AGI)과 초지능인공지능(ASI)이 2030년까지 금융권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각각 38%, 26%에 달하며 시장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졌음을 시사합니다.
2. 국내 시중은행들의 실제 움직임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은행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에이전틱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 KB금융 (전면적·대규모 투입): 2026년 연말까지 그룹 내 59개 주요 업무 영역에 무려 300여 개의 AI 에이전트를 전면적으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 우리은행 (핵심 업무 중심의 자동화): 기업여신 심사, 자산관리, 내부통제, 고객상담, 업무자동화 등 은행의 핵심 5개 영역을 선정하고, 세분화된 29개 세부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집중적으로 도입하여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 하나은행 및 뱅킹 생태계 확장: 하나금융 역시 AI 에이전트를 차세대 금융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핵심 축으로 규정하고, 대고객 서비스와 백오피스 업무 자동화를 동시에 고도화하는 중입니다.
- 지방은행 및 특수은행의 추격: NH농협은행은 LG CNS와 손잡고 약 47억 원 규모의 대규모 클라우드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했으며, BNK금융그룹은 2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개발하며 지역 금융의 한계를 기술로 돌파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뚜렷합니다. 대고객 서비스 하나에만 집중하지 않고, 여신 심사·내부통제·업무자동화 같은 백오피스 영역까지 함께 확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2편에서 다룬 JP모건·DBS의 접근법과도 같은 방향입니다 — 화려한 대고객 서비스보다, 눈에 잘 안 띄는 백오피스 업무에서 실제 성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해외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3. 망분리 규제 완화의 순풍과 AI 거버넌스라는 그림자
이러한 은행들의 ‘AI 트랜스포메이션(AX)’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융 당국의 과감한 제도적 뒷받침이 존재합니다. 금융위원회는 과거 혁신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망분리 규제’를 합리화하여 생성형 AI 활용 기반을 전면적으로 열어주었으며, AI 플랫폼 및 반도체 정책금융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취약점이 존재합니다. 딜로이트가 전 세계 주요 은행(G-SIB·D-SIB)을 대상으로 AI 거버넌스 성숙도를 측정한 결과, 관련 규정과 통제 장치가 조직 문화로 완전히 정착된 ‘최적화 단계’에 도달한 곳은 단 13%에 불과했습니다. 87%의 은행들은 거버넌스를 더 강화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AI라는 슈퍼카를 빠르게 몰면서도 브레이크 점검은 미뤄두고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거버넌스가 잘 갖춰진 은행일수록 오히려 AI를 더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거버넌스 최적화 단계의 은행은 업무 영역별로 평균 5.5개의 AI 솔루션을 완전히 구현한 반면, 거버넌스가 임시방편 수준인 은행은 평균 0.7개에 그쳤습니다. 즉 거버넌스는 AI 확산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AI를 더 널리, 더 오래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라는 뜻입니다.
저희가 ISO 42001 관련 기사와 기업 AI 도입 가이드 ⑤편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했듯, AI 도입의 성패는 결국 속도가 아니라 거버넌스에서 갈립니다. 이는 은행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4. 결론: 진정한 AI 리딩 뱅크의 조건
2026년 금융 시장에서 AI 도입 자체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닙니다.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은 ‘누가 더 정교한 에이전틱 AI를 활용하여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느냐’, 그리고 편향성을 검증하고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반의 사회적 신뢰(거버넌스)를 완벽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화려한 기술의 도입을 넘어, 단단한 통제력을 갖춘 은행만이 차세대 금융 패권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입니다.
요약
- 은행 임직원의 주간 AI 활용률이 2025년 30%에서 2026년 63%로 급증했습니다
- 경쟁의 무대가 답변형 AI에서, 스스로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KB·우리·하나·NH농협·BNK 등 국내 은행들이 백오피스 중심으로 AI 에이전트를 확대 중입니다
- 다만 전 세계 은행의 87%가 AI 거버넌스를 더 강화할 여지가 있으며, 거버넌스가 잘 갖춰진 은행이 오히려 AI를 더 폭넓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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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oitte – Banking on trust: AI governance for growth, resilience and scale — 은행 AI 주간 활용률, 거버넌스 성숙도 13% 데이터
※ 본 기사는 딜로이트 등 공개된 조사자료와 각 은행의 발표를 바탕으로 뉴스1608이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